Light, 2010. 9. 16. 21:29

탁묘(3)



[그루밍중, 여행가방 위에서]


[선풍기=스크래처]



보라카이에서 만난 고양이중에서..

이 노랑둥이는 여기저기 테이블을 옮겨다니며 얻어먹고 있었다

지우지기가 준 약간의 고기를 먹는중!

리조트밖으로 보이는 지붕. 그위에서 자던 야옹씨.

깨워서 미안.

리조트 야외통로에 있던 야옹씨.



그리고 얜, 보라카이 못 간 카카.

네 머리 무겁다.

짧고 통통한 프랄린의 팔과 퉁퉁해진 카카. 으하하

카카 앞발도 꽤 커졌다.

그리웠던 매트

앗! 레이저닷!



이전 글에 이어...

카카를 맡기고, 다음날 아침 우리는 마닐라-보라카이로 떠났다.
보라카이 해변이나 리조트에서도 고양이들이 꽤 많이 보여서
더더욱 카카 생각이 낫더랬다. 잘 지내겠지. 잘 지낼꺼야. 라면서.

여행중에 친구가 가끔 문자 준다고 했었는데, 문제는 휴대폰이었다.
일단 내 휴대폰은 2G라서 로밍자체가 되지 않았고,
지우지기는 로밍은 가능했지만, 배터리니 충전기는 하나도 챙겨오지 않아서 1주일동안 버텨야할 상황이었다.
작년에 세부에서도 임대폰으로 로밍을 했었지만, 필리핀의 휴대전화 상태는 가히 좋지 않았던 터라 별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역시나 올해에도 지우지기의 휴대폰도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결국 친구와 문자를 1개밖에 주고 받지 못했다.

그것도 내용은...
"둘이서 싸대기 때리고 놀아!" 였던가?

7,8살 먹은 친구네 고양이와 아직 6개월도 안된 카카랑 대적이 되고 있는걸까? 으하하.
그래도 싸대기 때릴 정도면 많이 적응한 것 같아 꽤 안심하기도 했다.

그리고 화요일 아침, 인천공항에 도착했고, 친구네 집으로 들러 카카를 봤는데!!!
1주일 사이에 카카가 너무 커버렸다. 표정도 좀 달라진 것 같았다.  
게다가 카카는 친구네 쇼파뒤로 숨어서 야옹-거리기만 했다. (아니, 내가 왔는데도?)
쇼파 양쪽에서 지우지기랑 나랑 붙어있다가 결국 내 손에 붙잡혔고,
내 팔다리에 많은 상처를 내고는 이동장에 넣어져 집으로 왔다.
문제는 그 시간이 출근시간이었다는 것! 7시~9시 넘어서까지...강변북로는 너무 막혔고, 카카는 계속 울기만 했다.
역시나 차 안은 스트레스였던 걸까? 탁묘할 곳의 거리도 탁묘하는 데 있어 꽤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다.

집에 오자마자 카카는 정말 손닿을수도 없는 배란다 저쪽 구석으로 가버리고는 잠을 청했다.
불러도 별 대답없이, 정말 한참을 자는 듯 했다.
지우지기는 출근하고, 나는 짐을 정리하고 오후에 잠을 청했는데,
늦은 오후에 전화가 왔고, 내가 그 전화를 받는 소릴 들었던 것인지, 카카가 그 구석에서 야옹-거리며 침대로 왔다.
내가 봐주고 쓰다듬어 줄때까지 한참을 울더니...어느새 1주일 전처럼의 카카로 돌아왔다.

휴-. 이제 일상으로 돌아온 걸까? 사료도 잘 먹고, 선풍기도 잘 긁고, 여전한 듯 하지만
이전보다 더 나만 따라다니는 것 같다.
내가 작은방으로 가면 아웅-하면서 따라오고, 다시 큰방으로 자릴 옮기면, 또 아웅-하면서 따라온다.
집착냥이 된 것일까?


[사료]
친구 얘기론 카카가 베지펫을 먹지 않고, 친구네 야옹씨 사료를 너무 좋아하더랜다.
로얄캐닌 인도어랑 헤어볼 혼합! 친구는 앞으로 이 사료를 먹이랜다. 아하하.
챙겨간 베지펫을 고대로 들고와서는 평소처럼 사료그릇에 뒀더니 그래도 거부하진 않는다.
혹시나 맛없다고 안먹으면 저 많이 남은걸 어쩌나 싶었는데 다행이다. 큭.
다만 어찌나 주변에 흘리면서 먹는지...왜이렇게 지저분하게 먹는거니!

[카카가 커졌어!]
1주일만에 본 카카는 정말 부쩍 커졌는데, 재미있는 사실은 매일 봤을 친구도 그렇게 느꼈다는 것이다.
사료만 먹어댔나? 어찌 이렇게 클 수가 있는지. 오늘 재본 카카는 무려 3kg!!!  2.8kg가 엊그제인듯 한데 말이다.
카카야, 추석 지나고 중성화수술이닷!

[다른 고양이와의 관계]
친구네 고양이는 7,8살 된 거묘다. 친구 말로는 둘이 전혀 놀지 않았댄다. 자던지, 싸우던지. ㅋㅋ
하긴 탁묘첫날 침대위에서 거묘와 카카가 대면했는데, 정말 서로 없는 존재처럼 일절 관심을 보이지 않았더랬다.
그런데 친구 얘기론 카카는 계속 그 고양이와 놀고 싶었는지, 장난을 거는 것 같았는데,
친구네 고양이는 너무 나이도 많이 먹었고 그런지 아주아주 귀찮아했단다.
그동안 카카가 형제 많은집에 있다가 우리집에 와서 많이 심심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모처럼 만난 다른 고양이에게 관심을 보였을지도.

[적응력]
처음에 2,3일은 항상 숨어있었단다. 친구가 퇴근해서 돌아오면 숨어있던 녀석이
월요일인가 퇴근하고 와서 보니, 침대위에서 아무렇지 않게 잘 자고 있더랜다. 크하하.
그 집 생활이 많이 안정되었나 본데, 어쩌니. 카카야. 내가 적응하기 무섭게 또 데려와서.

친구네 집에서 침대생활을 즐긴 결과일까.
우리집에 와서도 이제 주로 침대위에서 잔다. 뒹군다. 그루밍한다.
사진 몇 장 찍었는데 거의가 침대위 사진이다.

[결론]
탁묘하는 집이 일단 가까운 게 최고일 듯 하고...차에서 너무 힘들어하고 울어대서...미안한 생각이 든다.
그리고 고양이 성격을 봐서 혼자 있는 게 나은지, 여러명 같이 있는것도 괜찮은지도 꼼꼼히 살펴봐야 할 듯.
탁묘하는 집이 낯설지 않고, 전에 지내본 곳이라던지, 아는 사람이라면 더 좋을 듯 하다.
내 결론은...방문탁묘가 최고라는 것. 그런데 해줄 사람이 없으면 말짱 꽝이라는 것!! 으하하!
Light, 2010. 9. 16. 11:38

탁묘(2)

[9월 초 사진들]


[박스에 구멍 뚫고 시트지 붙여서 카카집을 만들었다.
한두번 억지로 들어가게 했는데, 별로 내키지 않아했다.
스스로 들어간건 딱 한번? 그리고 탁묘 다녀온 이후 쳐다보지도 않는다. 아하하]


["지켜보고 있다."
카카는 어디서건 나를 이렇게 지켜본다.
침대에 올라오기 전 망설이면서 집사가 뭐하는지 쳐다보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ㅎㅎ]


[여행가방 싸기 전...
카카는 여행가방 속에 쏙 들어갔고, 내가 가방을 닫아버리자 그 위에 올라가서 쭉- 잤다.]



[그동안 침대위는 카카에게 금지구역이었지만 (이불을 죄다 긁어놓아서)
요즘은 많이 얌전해진 관계로 침대를 허락했다.
처음엔 침대에 올라와서도 슬슬 눈치보고, 조금 건드리려고 하면 도망가던 녀석이
이제는 거의 침대위에서 생활한다. 침대가 더 좁아졌다. 아하하]


[카카를 탁묘하는 친구네로 데려가기전.
이동장이 있지만 만일을 대비하여 가슴줄을 달았다. 카카는 이 가슴줄 너무너무 싫어하지만.]



9월 8일 저녁쯤.
지우지기가 일찍 퇴근해서 집에 들러 카카를 데리고 친구네 회사로 가는 중.
카카는 이동장 안에 있는 게 답답했는지 내내 울었고,
차 뒷자리에서 살짝 이동장문을 열었더니 나와서 탐색했다.
여기까지면 좋았을텐데, 운전석 시트 아래로 쏙 들어가서 나오질 않았다.

친구가 차에 타서 카카이름을 부르며 달래보고, 그렇게 좋아하는 소시지를 줘봤는데
시트 아래서 영 나올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결국 친구집에 도착해서 가슴줄로 당겨서 겨우 꺼내 친구집에 데려다 놓았는데...
처음엔 여기저기 탐색하는 것 같더니 어디 구석에 숨어서 나오질 않았다.

아휴. 미안해라.
차타는 것도 싫었을 거고, 낯선 곳에, 낯선 사람에, 낯선 고양이까지!

그렇게 카카를 데려다 놓고 오는 길에 친구에게서 문자가 왔다.

카카는 이동장에 들어가있고, 친구네 고양이가 그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사진과 함께.

그 둘이, 잘 지낼 수 있을까.


카카와 떨어져 있는 1주일에 가까운 시간동안 카카얘기를 더 많이 한 쪽은 내가 아니라 지우지기였다.

"카카, 잘 있을까?" 라고, 말이다. 
Light, 2010. 9. 1. 00:19

지켜보겠다옹

[사진은 8월 15일...역시나 2주전 사진]

지켜보겠다옹




친구네 집에 탁묘를 부탁했다. 다행히 괜찮다고는 하는데, 또 그사이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어쨌든 카카를 낯선곳에 맡겨야한다니 미안하기 그지없다.

내 근처에서 이것저것 놀기도 하고, 야옹거리기도 하고, 잠을 청하기도 하는 카카야, 정말 날 지켜보고 있는거니?
Light, 2010. 8. 30. 16:21

카카를 어찌할꼬.

[8월 14일자 사진...요즘 찍은 사진이 없어서 2주 전 사진으로 대체중임]

집사가 설거지할 땐 식탁의자에서 놀기.

집사가 티비볼땐 티비 앞에서 놀기.

사실은...자기.

길다란 앞다리를 봐달라옹.

자세가 불편했던지...

골뱅이자세 돌입.

클로즈업!!

앞발 베고 자기.

노트북테이블 아래 자리잡기.

또 자기.

선풍기는 스크래치기둥이라옹.

열심히 긁는다옹.

토끼 같지 않냐옹?

마이 긁었다 아이가...

뭘 보냐옹?

숨었다!



카카는 타워형 선풍기를 너무 좋아한다.
한번은 올라서서 열심히 긁다가 선풍기가 기우뚱-하는 바람에 카카는 도망가고 선풍기는 바닥으로 쿵! ㅋㅋㅋ
타워형선풍기만한 높이의 스크래치봉이 있으면 좋으련만.


그나저나 걱정이 생겼다.
올 여름 너무 바빠서 휴가를 못간 우리 커플이...갑자기 9월 둘째주에 해외여행을 가게 되었다.
가고, 오는 비행기만 일단 예약완료했고, 숙소랑 국내항공편이랑...그런건 연구중인데!

생각해보니, 카카가 있을 곳을 찾아봐야한다.

방문탁묘가 제일 좋은 방법이긴 한데, 문제는 근처에 부탁할 만한 사람이 없다는 것. 부탁할 사람이 있어도 애묘인이 아니라면 힘들겠지.

친구집에 부탁할까, 생각중이긴 한데...그 친구 사정도 있는 거고, 그 친구가 오케이하더라도 그 친구 집과 우리집은 서울안에서도 끝과끝.

역시 대안은 고양이호텔뿐인걸까.
비용이 만만치 않을 뿐더러... 예약이 가능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카카가 1주일 가까운 시간을 낯선 곳에서 견딜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처음 왔을 때의 적응력이면 괜찮겠지만, 지금은 몇달 더 커버려서 어떨런지 모르겠다.
1주일 뒤에 나를 봤을 때, 원망하면 어쩌나.

이래저래 고민이다.

정말 나 버리고 어디 갈꺼냐옹?

Light, 2010. 8. 11. 12:10

방문탁묘

주변 사람 중에 고양이과 함께 사는 친구는 (내가 알기론) 딱 1명이다.
그 친구네 고양이는 몇 번 본 적도 있고, 몇 년 전에 방문탁묘도 했었기에 친숙한 편이다.
이번에 그 친구가 해외로 여행을 가게 되어 우리집에 고양이를 맡길 예정이었다.
그런데 여차저차하여 3박 정도만 집을 비우게 되어서 탁묘 대신 내가 중간에 잠깐 들러서 봐준다고 했더랬다.

그래서 어제 늦은 오후!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비를 뚫고 (은평구, 1시간에 90mm가 넘게 왔다는데! 그 시간대에 갔더랬다. 난, 비를 몰고다니는걸까.) 친구집으로 방문했더랬다.
화장실을 치워주고, 사료와 물을 더 확인하고...그리고나서야 고양이를 열심히 쓰다듬어줬다.
처음엔 도망가던 녀석이 내가 쓰다듬어 주니 그르렁, 그르렁...많이 외로웠나보다.
가만히 앉아있다가 내게 와서 내 다리에 부비적거리고, 옆으로 발라당 누워버리기도 한다.
얘는 워낙 얌전하고 겁이 많아서 집에 얌전히 있는구나 싶은데, 우리 카카는 이 정도 집을 비우면 어떻게 될까 싶기도 하고. ㅋㅋ

3,4일 집을 비우게 될 때 중간에 하루 정도 누군가 잠깐 와서 기본적인 것만 해준다면(화장실, 사료, 신선한 물 보충!)  
호텔에 맡긴다던지, 친구집에 맡긴다던지 하는 것보다 익숙한 집에 있게 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아, 그리고 그 친구가 전부터 주기로 한 스크래치기둥을 가져왔다.
이거 때문에 지우지기가 은평구까지 나를 데리러 왔다가 집으로 오는데...
강변북로니 올림픽대로니 꽉꽉 막혀 2시간이 걸렸다. 배고파 죽는지 알았다. 아하핫.
이렇게 비속을 뚫고 (무지개도 보고) 가져온 스크래치기둥. 게다가 달랑달랑 인형이랑 공(처럼 생긴 것)도 달려있다.
(아침에 카카가 조그만 거 2개를 떼어냈다. 으아아!)

동영상은 카카가 가지고 노는 모습! 근데 아직 낯선지 스크래치는 잘 안 긁어준다.